2011년 10월 12일 수요일

서울시장 보궐 선거... 그리고 한강의 진실


아이들에게 밥 주는 문제를 정치 이슈화하여 보수집단에게 잘 보이려한 오세훈 전 시장이 결국 무릎 꿇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아이들 밥 한 끼 먹이는 게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던 오세훈 전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54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한강에 퍼부었다.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이 수천억원을 들여 추진해온 한강 토건사업인 한강 르네상스를 재검토하고, 한강의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를 헐어 원래의 한강으로 회복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한강보를 철거하면 취수가 어려워지고, 수조 원의 공사비가 소요된다며 반대했다.
한강 르네상스사업은 4대강토건사업을 4대강살리기사업이라 부르는 것과 같이 겉모습은 그럴싸하게 디자인하여 조감도로 시민을 현혹하지만 한강 수질 살리기와도 관계없고 시민들의 삶의 질과도 관계없는 전형적인 토건그룹 퍼 주기 사업이다.
이명박대통령이 4대강사업의 모델로 내세운 독일의 강 중에 이자르강이 있다. 이자르강에는 100여 년 전에 운하가 건설됐다. 그러나 운하 탓에 수질이 악화되고 홍수가 빈발했고, 이에 뮌헨시는 이자르강의 제방을 헐어 모래가 반짝이고 여울이 있는 자연의 강으로 되돌리는 복원 공사를 했다. 바이에른주와 뮌헨시는 1989년부터 이자르강 복원 논의를 시작해, 약 10년 동안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쳐 2000년 복원 사업에 착수했다.
운하가 자연의 강으로 복원되기 시작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빈번히 일어나던 홍수 발생이 줄고 수질이 맑아졌다. 백조라 불리는 고니들이 찾아와 사람들과 어울리는 철새 낙원이 되었다. 운하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하자 자연과 사람이 모두 행복해졌다. 운하를 포기하고 자연하천으로 되돌려서 성공한 사례가 독일 이자르강 사례인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는 침수되는 강변에 ‘콘크리트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에 불과하다. 무려 5400억 원을 퍼부었지만, 한강 르네상스 현장엔 ‘접근금지, 익사 위험’이라며 한강물에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무시무시한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람만 강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아니다. 철새들도 찾아오지 않는 콘크리트 수로에 불과하며 물고기조차 자연산란하지 못하는 강이다.
한강이 이자르강처럼 행복한 강으로 가는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한강의 물길을 막고 있는 보를 허물면 된다. 보를 허물면 강물 속에 잠들어 있는 모래가 얼굴을 내밀고 한강의 수질도 더 맑아진다. 우선 하류에 있는 김포 수중보를 헐고, 그 후에 한강의 변화를 점검하며 순차적으로 잠실 수중보를 철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기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선거는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에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나 도심의 강과 숲, 생명의 공간에 대한 가치를 확산시키는 장이 될 것이다.
시흥시에서는 군자지구 개발사업이 논란이다. 도심 속 생태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 세대의 욕심을 자제하고 차세대를 위한 배려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고 한다. 군자지구매 입관련 과도한 지방채발행으로 인해 시흥시가 워크아웃대상 지자체로 꼽히고 있다. 지속가능도시 시흥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 볼 기회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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