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7일 월요일

과정이 곧 축제다


지난 10월 29일 제5회 시흥시 평생학습축제가 막을 내렸다. 4회까지 진행된 축제와는 다르게 진행되었던 터라 다소 생소함이 있었던 축제이기도 했다. 올해 평생학습축제를 전시행사와 체험부스 등으로 꾸미지 않고 평생학습 실천가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평생학습실천가대회로 준비했기 때문에 다수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컨셉과는 거리가 있던 축제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시민참여와 홍보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마도 이번 축제의 컨셉에 대해 지역사회와 공감하는 과정이 부족했던 것에서 비롯된 비판이라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축제는 기왕의 축제준비과정과 다른 점이 있어 주목받는다. 그것은 축제의 기획과 준비과정에 민과 관이 협력적 역할을 통해 ‘과정이 곧 축제다’란 명제를 실현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물론 시흥시 행정부서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형태라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축제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커다란 주춧돌을 세웠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올해 축제를 준비하면서 시흥시는 ‘2011, 시흥시평생학습축제추진단’을 구성하여 추진단에 내용에 대한 기획, 점검, 수정 등 행사기획과 예산 결정권을 부여하고 민관으로 구성된 축제추진단을 거버넌스형 운영체계로 운영했다.
거버넌스(Governance)란 말은 유행어처럼 회자되기는 하는 용어이지만 실제로 행정기관에서 정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실행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일 하는데 있어서 속도가 붙지 않고 지시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공무원 조직과 달리 작은 사안이라도 의미를 공유해야 하며, 상호교감과 소통을 통해 합의(consensus)에 이르는 과정을 중시하는 거버넌스 체계는 업무의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어쩌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를 실현해 오고 있는 몇몇 선진국의 예를 들여다보면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민원의 소지를 줄이고 예산이 중복 투자되거나 수정 투자되는 경우수를 줄여 중장기적으로는 훨씬 편익이 크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거버넌스(민 관 협력 행정, 자치)’가 지금 우리나라에 다시금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명 ‘소통없는 정부’ ‘소통없는 지방자치단체’라 불리우는 오늘의 현실이 ‘좋은 거버넌스’를 다시 거론하게 하는 대목인 것이다.
시흥시 평생학습부서가 이번 축제를 익숙하지 않은 운영방식임에도 거버넌스 정신을 크게 흔들지 않고 유지해 왔다는 점은 인정해 줘야 한다. 또한 축제가 일부 시민특강을 제외하고는 실천가 중심의 학술제로 진행됨에 따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공간이 제약되는 한계는 있었지만 애초 기획단계에서 이번 축제를 평생학습관련 실천 활동가들을 위한 역량강화 및 평생학습체계 공고화를 모토로 두었기 때문에 그 한계가 문제로 지적되기보다는, 이번 평생학습실천가대회의 결과물이 내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여부가 평가의 잣대가 되어야 한다.
이번 축제에 대한 평가는 내년부터 새롭게 추진될 축제의 상을 정립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해답이 나올 듯 하다. 평생학습 축제는 평생학습의 주체가 되는 주민 모두에게 평생학습을 통한 새로운 공동체 삶의 전환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의식 있는 시민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체계 확립을 위한 장이다. 내년부터 보다 나은 평생학습서비스체계가 수립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2011년 축제의 방향을 설정하면서 올해는 평생학습실천가대회로, 내년 2012년은 평생학습의 수요자인 주민(학습자)들의 축제의 장으로 추진할 것을 제시한 바 있다. 진정한 의미의 거버넌스형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올해 축제 추진 과정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보다 진화된 형태의 추진 구조와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내년 축제가 올해 새롭게 도입된 ‘과정이 곧 축제이다’란 명제를 잘 다듬고 보완하여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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